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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K 도서대상 2019

기사승인 2019.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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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 잘 알듯 많이 팔린 책이 꼭 좋은 책은 아니다. 같은 맥락에서, 만인이 주목하고 많은 책을 쏟아내는 분야가 반드시 이롭지는 않을 수 있다. 오히려 많은 이들이 찾지 않아서 양서가 잘 나오지 않는 분야가 뜻밖에도 세상을 든든히 떠받치는 기둥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정확히 말하면 그 분야의 책들이 기록하고 있는 진실들이 어둠에 묻혀 잘 보이지는 않을지언정, 든든한 소임을 다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쯤 되자, 우리에게 익숙한 도서 부문들(특히, 기독교 서적의 세부 분야들)이 누구의 기획일까 하는 데까지 생각이 이른다. 경중 없이 수평적으로 나열하는 분류에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영역을 잘게 쪼개고 칸막이를 쳐서 가장 많은 이득을 보는 이는 누굴까? 독자에게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 세분화나 전문화는 근대의 산물이 아닐까. 오히려 주가 가르쳐주신 단순함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올해는 책을 추천하기 이전에 기독교 서적의 특정 부문을 추천하고 싶다. 기준은 단순하다. 앞서 말한 주의 말씀, 마태복음에 기록된 예수의 마지막 명령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아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마28:19-20) 마지막 명령이 이렇다면, 우리가 꼭 읽어서 누려야 할 지식과 지혜 역시 이 급박한 마지막 당부에 근거하는 것이 옳겠다고 판단했다. 말씀에 근거해 네 가지 부문을 정했다. 1.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복음을 드러내는 삶, 2. “세례를 주고”: 복음을 전하는 삶, 3. “가르쳐”: 복음을 배우는 삶, 4. “지키게 하라”: 복음을 따르는 삶. 이 부문들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문으로 눈길을 돌리고, 여기서 파생하는 하위 부문을 정하는 데는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매년 이어지는 CTK 도서대상이 네 부문을 더욱 정교하게 심화해 가기를 또한 바란다.

이미 눈치 챘겠지만, 한 그리스도인의 주기는 2번에서 탄생해 다시 2번으로 순환하는 모습을 띤다. 단연 그 절정은 4번과 1번의 만남이다. ‘복음을 따르는 삶’이 자연스럽게 ‘복음을 드러내는 삶’으로 연결되면서,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는 것이다. 제자의 삶이 또 다른 제자를 불러내는 결과로 이어지고, 그리스도인의 맥은 사그라지지 않고 부활한다. 이 고리가 끊어지지 않으려면 기독교 신앙이 개인 신앙으로 함몰하지 않고, 일반 사회의 이슈에까지 침투해 비신자 이웃들과 함께해야 한다. 그래서, 2019 CTK 도서대상은 한 해 동안 주목받은 특별 부문으로 ‘페미니즘’과 (일반 사회의 일원인) ‘교회’ 부문을 더해서 추천한다. 매년 부각되는 뜨거운 쟁점에 대한 응답을 기독 출판의 흔적으로 여기에 남긴다. 그리고 25개 기독 출판사 편집자들이 복수 추천한 ‘다른 출판사의 좋은 책’ 가운데 가장 많이 언급된 책 두 권도 함께 소개한다.

도서 추천에 참여한 출판사 편집부는 다음과 같다: CLC(기독교문서선교회), CUP, DMI(국제제자훈련원), IVP, SFC. 넥서스CROSS, 두란노, 대장간, 무근검, 복있는사람, 비아, 성서유니온, 새세대출판사, 생명의말씀사, 아바서원, 예수전도단, 이레서원, 익투스, 좋은씨앗, 죠이북스, 쿰란, 킹덤북스, 토기장이, 포이에마, 홍성사. 이들에게 특별히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드린다. 이들이 CTK 도서대상 2019의 진짜 주인공들이다.— 박동욱 CTK 도서대상 2019 에디터

 

   
 

참여출판사(후보 도서 제출) 31
후보 선정 및 심사단 10
부문 7
심사도서 496
수상도서 9
올해의 책 1
특별상 4

 

 

올해의 책
 

복음을 따르는 삶
훈련과 양육

     











습관이 영성이다
영성 형성에 미치는 습관의 힘
YOU ARE WHAT YOU LOVE
The Spiritual Power of Habit(BRAZOS)

제임스 K.A. 스미스
박세혁 옮김
비아토르, 2018년 4월

 

포스트모던 시대 속
한국 교회의 기독교 제자도
담론을 확 뒤집어놓을 책

리의 종교에서 가슴의 종교로 이동했다는 지표가 여러 해 전부터 우리 사회에도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계몽주의와 근대성에 토대해 발전해 온 세속 사회와 이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개신교회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오늘날의 비참한 모습은 시대상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그저 특정 교회와 지도자의 도덕적 타락의 문제가 아니란 뜻이다. 제임스 K. A. 스미스의 습관이 영성이다는 정확히 이런 현실, 즉 포스트모던 및 포스트크리스텐덤post-christendom 시대상을 제대로 간파하고, 그 속에서 갈 길을 잃은 개신교회와 제 힘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는 기독교 제자도 및 기독교 세계관 담론을 새롭게 할 중요한 제안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의 책’으로 손색이 없다.

제임스 K. A. 스미스에 따르면, 그리스도인의 행동은 앎이 아니라 욕망의 방향에 따라 결정되며, 그 욕망은 습관을 통해, 무엇보다 기독교적 서사의 내면화인 예전을 통한 덕의 성품 형성으로 길러진다. 창조 세계가 하나님의 성전이듯 예전은 일상이라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현장을 포괄한다. 이런 그의 작업은 포스트모던 철학자들과 아우구스티누스를 중심으로 한 교부신학, 그리스 정교회의 기독교 세계관,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와 찰스 테일러를 중심으로 한 덕의 윤리를 창조적이고 역동적으로 통합해 냈다는 점에서 놀랍다. 로버트 웨버가 시도했던 “오래된 미래”ancient-future 프로젝트에 대한 개혁주의의 건설적 반응라고 볼 수 있을 이 기획은 위기에 처해 있는 한국 교회를 새로운 차원에서 입체적으로 성찰할 수 있도록 할 자원이 될 것이다.

—정지영, IVP 기획주간

 

무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생각하고 평가하는 일에만 신경을 쓴다. 자신이 실제로 실천하고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살피지 않는다. 습관이 영성이다는 우리가 더욱 깊이 들여다보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가이드이자 그렇게 하라는 초대장이다. 풍부한 지혜와 세련된 설득력을 갖춘 이 책은 우리에게 살아있는 예전의 전통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거룩한 예배를 길러내라고 권면한다.”

—Alan Fadling, Unhurried Life, Inc. 대표

 

해 결심이 작심삼일이 되었던 경험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습관이 영성이다의 기본 테제를 받아들일 것이다: 인간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그것을 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우리가 마음 깊은 곳에서 하고 싶어 하는 그것을 한다. 제임스 스미스는 제자도의 열쇠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을 바꾸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하고, 나도 그의 주장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좋은 소식은, 이러한 변화는 추상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예배와 섬김이라는 근본적으로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오늘의 세상에서 신실한 제자로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호소력 있는 시각과 분명한 지도를 제시해 준다.

—Brandon O’Brien, Misreading Scripture with Western Eyes의 공저자

 

배란 단순히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요 경건이며 관심임을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이해하게 된다. 스미스는 우리가 이러한 이해를 통해 진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곧 우리가 진짜 예배(숭배)하는 것이 무엇인지 새로운 시각으로 직시할 수 있게 한다.

—Jenell Williams Paris, Messiah College 인류학 교수

 

으로 20년 뒤에도 우리는 여전히 습관이 영성이다를 참고하고 있을 것이다. 스미스는 영성에 대하여 과도하게 지적인 관점으로부터도, 과도하고 정적인 관점으로부터도 거리를 둔다. 그는 덕목들을 습관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그리고 습관은 감정들에, 그리고 감정들은 그보다 더 깊은 예배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정교하게 다듬어 설명하는데, 전적으로 옳은 이해이다. 이 책은 매우 도발적이면서도 매우 실천적이다. 교회는 지금 즉시 이 책이 말하는 대로 실행해야 할 것이다.

—Russell Moore, ‘윤리와 종교자유 위원회’ 위원장, Onward 저자

 
 

복음을 드러내는 삶
지역 참여와 선교(동네/세계)
 

     













함께 살아나는 마을과 교회
정재영
SFC, 2018년 7월


교회가 가장
빛날 때는 언제일까

재영의 책은 꽤 오래 묵은 책이다. 상당히 숙성되어 나온 책이다. 10년 넘게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거듭해 왔다. 간간이 그 결과물이 나왔고 여러 매체를 통해 그의 내공을 드러내곤 했다. 그리고 이 책이 우리 손에 들려졌다. 역시 그의 넓고도 깊은 연구와 현장의 이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은 먼저 한국 교회의 현실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교회의 살길이 지역공동체 세우기라는 결론으로 나아간다. 그는 사회학자 특유의 방식을 통해 한국 교회의 어려움들을 이야기한다. 현재의 어려움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들이 실려 있다. 결론적으로 이제 큰 틀은 어려워졌으니 개 교회가 속한 지역에서 사역을 감당하자는 것이다. 단지 우리가 생각하는 전도나 선교의 개념이 아니라, 사회적 자본으로서 교회가 할 일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2부에서 그는 지역에서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매뉴얼로 보여 준다. 지역공동체 운동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잘 짚어 준다. 게다가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교회, 농촌 교회, 커뮤니티 비즈니스, 협동조합, 작은 도서관 등으로 나누어 구체성을 더했다.

3부에서는 성공적 교회 열두 곳을 자세히 살핀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하나같이 작은 교회들이란 것이다. 교회의 물량이나 크기로 지역을 석권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교회가 지역 운동을 통해 어떻게 지역 리더십을 형성해 가는지를 보여 준다.

그의 책은 철저하게 현장 중심이다. 수많은 사례를 살펴보고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결과다. 그래서 뜬구름 잡는 이야기도 아니고, 어느 하나의 성공사례도 아니다. ‘왜’와 ‘어떻게’를 잘 잡아낸 이론적 실천이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복음을 드러내는 삶
지역 참여와 선교(동네/세계)
 

     












선한 영향력
김진수
선율, 2018년 5월

 
담백하지만 누구보다
직한 현장 이야기

실물을 보고 손에 들어보면 참 담백하고 가볍게 들린다. 내용도 참 담백하다.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책은 미국에서 이미지 솔루션스Image Solutions라는 1인 기업을 500여 명이 일하는 회사로 성장시키며 18년간 운영한 김진수 장로가 회사를 정리하고 다음 과정을 모색하는 중에 캐나다 인디언 원주민 지역 단기선교에 참여하는 과정을 담담히 적고 있다. 처음에는 지역 원주민의 송이버섯 판매 사업을 약간 돕겠다고 나섰다가 본격적으로 송이버섯과 고사리, 차가버섯 사업을 전개해 이를 통해 원주민들을 돕는다는 이야기가 차분하게 펼쳐진다.

소제목 중에 ‘비즈니스 선교’라는 말이 나오지만 ‘선교’라는 단어를 쓰지 않은 이유는, 김진수 장로가 원주민의 송이버섯 판매 이윤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체를 설립하고 전개해 나간 일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비즈니스 선교’와는 매우 다른 출발점을 보이며,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그는 전혀 해본 적 없는, 버섯과 고사리를 건조하고 포장해서 파는 일을 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다. 그러면서도 거래 원칙을 지키고 관철해 나간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그들 가운데서 끼치려면 정직하고 지혜롭게, 의미 있는 나눔을 사업을 통해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선교, 곧 ‘미셔널 라이프’missional life 인 점을 차근차근 명토 박아 기록하고 있다.

김진수 장로의 이야기를 통해 비즈니스 선교의 실제와 원칙과 원리뿐 아니라, 실제로 우리가 현장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쉽게 동의하며 배울 수 있다. 수많은 실패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그 실패를 통해 배우면서, 또한 갑작스러운 난관과 반대에 부닥쳐도 원칙을 지키고 선을 베풀면서, 그 모든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그의 허심탄회한 이야기에 진심으로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담담하면서 진솔한 그의 이야기와 원칙과 지혜, 선한 의도는 감동 그 자체다.

—김재영, 로스앤젤레스 International Theological Seminary 교수

 


복음을 전하는 삶
전도와 변증
 

     












팀 켈러의 답이 되는 기독교
팀 켈러, 두란노, 2018년 1월


기독교는 세속주의와의
‘이야기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난 1년간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 성 정체성 논쟁, 소수자 인권 등의 담론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다. 이 모든 관심과 화제는 하나로 귀결된다. 우리 사회가 ‘개별적 존재의 고유한 가치’에 본격적으로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교회가 이를 단순히 영적 전쟁이자 기독교에 대한 위협이라며 정죄하고 방어하는 데에만 급급해서는 새로운 복음 증언의 사명에 발도 못 들이게 될 것이다.

팀 켈러의 답이 되는 기독교는 현재 한국 사회와 기독교가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할지에 대한 지침이 될 만한 책이다. 세속주의의 한계를 지적하는 1부나, 기독교 신앙을 설명하는 3부는 명쾌하게 정리되어 있으나 아주 새롭지는 않다. 반면, 2부의 논의가 독창적으로 진일보한다.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과 자기 자신에 충실한 삶이 인간을 행복하게 할 것인가? 현대 세속주의는 모든 도덕과 행복의 가치를 신적 기원이 아닌 인간이 만들어 낸 사회적 구성물로 본다. 그 어떤 개인도 차별과 배제를 당하지 않는 사회적 합의를 추구하는 세속주의 속에서 기독교는 관습적 편견을 고수하는 집단으로 보인다. 팀 켈러는 이에 대응하여 기독교의 인간 정체성 이해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사랑에 근거하며 타자와 소수자를 포용하는 더 큰 이야기, 더 깊은 희망을 제시한다고 주장한다. 인간 삶의 의미는 우리의 합의로 만들어지는 구성물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라는 지적, 십자가는 인간이 겸손하고 자신감 있는 정체에 이르는 길이라는 호소는 변증적인 신학적 대화의 모본이다.

난해하지만, 정말 중요한 도덕철학자인 찰스 테일러를 비롯해서 에른스트 베커와 로버트 벨라와 같은 현대사회 비평가들을 인용하면서 세속주의의 모순을 지적하고, 지식 사회학의 논의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아우구스티누스를 통해 기독교적 진리의 행복 우위성을 제시하는 팀 켈러의 신학적 순발력과 목회적 시의성은 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대세 저자이긴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신선한 통찰을 제공해 준다.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복음을 배우는 삶
성경 연구(일반/학술)
 

     












묵상과 해석
정성국, 성서유니온, 2018년 2월

 

묵상과 해석의
사려 깊은 동행

느 신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성경 묵상 동아리 모임에 참석하러 가는 신학생을 만난 교수가 그 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묵상 같은 거 하지 말고 진득하게 신학 공부를 하게!” 성경 묵상이라는 말이 어느새 자의적인 적용으로 가득 찬 혼자만의 성경 읽기와 동의어가 되어버렸음을 보여 주는 일화다. 더욱이 역동적인(!) 격변기 한국 사회 속에서 같은 성경을 읽었음에도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판단이 극과 극을 달리는 일을 여러 차례 겪고 나면 ‘우리가 같은 성경을 읽고 있는 게 맞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점에서 신약학자가 기존의 묵상(운동과 관행)을 그저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묵상과 해석과의 관계를 따뜻하게 다룸으로써, 해석에 기초해 지속 가능한 공동체의 더 깊은 묵상으로 인도하는 이 책은 무척 반가운 책이다. 비판하고 끊어내어 버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사려 깊게 헤아려 바로잡을 부분은 바로잡으면서 바르게 이끌어 가는 실력과 따뜻함이 그리운 시대라 더욱 반갑다. 성경 읽기/묵상 운동 단체인 성서유니온의 매일성경에 연재되었던 글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물론 저자가 인도하려는 길에서 저자 스스로 제시하는 해석의 예들이 주어져서 함께 생각하며 고민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면 더 좋을 수도 있겠다 싶지만, 이 부분은 아마도 이 책의 뒤를 잇는 책에서 가능하겠다 싶다. 이 책이 해석 공동체요 묵상 공동체로서 말씀을 몸으로 구현하면서 세상을 읽어내는 자리까지 끌어줄 순 없겠지만, 그런 공동체를 꿈꾸고 이뤄가도록 자극하는 도우미로서 충분히 그 역할을 다했다 생각한다. 그 이후의 몫은 저자가 아니라 독자와 독자가 속한 공동체의 몫이기 때문이며, 책의 역할과 한계가 거기까지이기 때문이다.

—김병규, 광주 남부개혁교회 목사

 

 

복음을 배우는 삶
성경 연구(일반/학술)

 

     












메시아의 죽음
레이몬드 E. 브라운
CLC, 2018년 3월

 

복음서 연구의 필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짝 놀랐다. 이 책이 역간되다니! 현재 출판계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일이다(물론 CLC여서 ‘덜’ 놀랐을 뿐). 로마가톨릭 신약학자로서 요한 문헌 전문가였던 레이먼드 브라운의 저작 중메시아의 탄생과 두 권짜리 메시아의 죽음은 이 주제에 관한 한 가장 방대하고 치밀한 연구 중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메시아의 죽음은 두 권짜리 저술로서, 원서 분량이 1600쪽이 넘고, 번역서로는 3000여 쪽에 이른다. 그 분량만 보면 읽을 엄두가 안 날지 모른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이 연구는 사복음서의 수난 내러티브 연구를 위한 서론격 연구와 도서 목록을 (원서 기준) 100쪽 이상을 할애해서 소개하고 있어 그 자체로도 유용하다. 사복음서의 수난 내러티브 주석 부분의 전체 구성은 4막 7장으로 단락을 나누어서 48개의 항목 아래 다루고 있다. 따라서 이 연구의 방법론이 기록된 서론을 읽고 나서 수난 내러티브 부분 중 살펴야 할 항목으로 바로 이동해서 참고할 수 있다. (원서 기준) 200여 쪽이 넘는 부록에서 9개의 관련 주제를 더 다루고 있으며, 그 자체로 하나의 소논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복음서를 연구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으심을 연구하기 위해서 참고해야 할 필수적인 자료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분명 복음서 본문 대조를 위해서 Synopsis of the Four Gospels를 펼쳐놓고서 이 책을 가지고 씨름해야 할 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원서가 1994년도에 출간되었기에 이후 복음서 연구 분야의 동향과 자료가 실려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아쉬움은 제임스 던의 예수와 기독교의 기원(전2권, 새물결플러스)를 참고해서 최근의 논의와 자료를 업데이트한다면 충분히 달랠 수 있는 아쉬움이겠다. 자, 더 이상 원서를 못 본다거나 자료가 없다는 핑계를 대기 어렵다. 이제 공부하는 일만 남았다!

—김병규, 광주 남부개혁교회 목사

 


복음을 따르는 삶
훈련과 양육
 

     












핵심감정 탐구
노승수
세움북스, 2018년 9월


치유와 인격 재형성을 위한 광맥을 발견하다

혀 있는 한국 개혁신학계의 신학적 사고의 흐름을 뚫어주는 한 줄기 빛과 같은 책이다. 신학 추구에서 확고한 개혁신학 노선을 견지하고자 노력하는 학도인 노승수는 개혁신학의 논의 가운데서 논리의 행간에 잠재되어 있던 광맥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 광맥을 채굴해 낼 도구를 그의 상담학 박사학위 논문을 통해 개발해냈다. 그 도구가 바로 ‘핵심감정’이다.

‘핵심감정’이라는 용어 자체는 저명한 한국인 상담가인 이동식의 조어다. 노승수는 이 용어의 기존활용 의미를 손상하지 않으면서 개혁신학의 인죄론人罪論과 인간론의 틀 안에서 재정립하고 재활용함으로써 상담을 넘어 치유와 인격 재형성을 위한 도구로 벼려냈다. 그리고 이 도구는 매우 실용적으로 쓸모 있는 도구다. 이 도구의 쓸모 있음은 그가 쓴 다음 편 핵심감정 치유에서 잘 드러난다. 아마도 저자가 벼려낸 도구를 더 쉽게 풀어내면 풀어낼수록 그 진가가 드러나리라 여겨진다.

이 ‘탐구편’의 단점은 논문을 약간 다듬어서 펴낸 것이라서 어렵다는 것이다. 일단 선택한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의 전문용어들 자체가 어렵다. 거기다가 정통 개혁신학의 난해한 개념들이 나란히 제시되어 있다. 그것은 사실 저자의 야심을 반영하는 증거다. 그 점은 프로이트나 프로이트 영향을 받아 발전한 학자들의 자아론이나 발달이론을 설명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 점에서 ‘탐구편’은 아직은 상당히 거친 글쓰기에 해당하지만, 저자의 구상과 전개를 따라가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새로운 측면에서의 개혁신학함A New Way of Doing Reformed Theology의 길을 움켜쥘 수 있을 것이다. ‘치유편’을 읽고 ‘탐구편’을 읽는 것도 한 방법이다.

—김재영, 로스앤젤레스 International Theological Seminary 교수

 
 


‘지평 확장’ 특별상
페미니즘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
백소영
뉴스앤조이, 2018년 3월

 

페미니즘을 탐색하는
그리스도인을 위한 ‘지도’

2015년을 전후로 한국 사회에 페미니즘 담론과 운동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문화평론가 손희정은 이런 흐름을 ‘페미니즘 리부트’라는 용어로 설명하기도 했다. 이렇듯 현재 한국 사회는 ‘페미니즘’을 외면하고서는 해석이 불가능한 역동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는 어떨까? 최근 교회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단체에서 페미니즘 공부 모임이나 강좌, 활동이 이전보다 더 많아진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이 변화가 흥미롭고도 반가운 이유는, 목회자/남성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나 학계에서, 말하자면 ‘위에서’ 흘러내려 온 게 아니라 청년/여성 등을 중심으로 ‘아래로부터’ 솟아오르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변화가 금세 사그라지는 작은 파도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동안 한국 교회 내부까지 파고들지 못했던 페미니즘이 대중 그리스도인의 언어로 수용될 수 있을지, 수용된다면 어떤 역동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페미니즘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사회 변화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페미니즘을 공부할 필요가 생겼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새로운 길을 걷게 되거나 미지의 목적지를 찾아갈 때 우리는 지도를 사용하여 경로를 정한다. 페미니즘이라는 길도 마찬가지다. 이왕이면 좋은 지도를 손에 쥐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은 좋은 ‘지도’다. 이 책은 페미니즘은 무엇인지 궁금한 입문자에서부터 페미니즘과 기독교는 무슨 상관이 있는지, 그리스도인으로서 페미니즘의 어느 지점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페미니즘과 기독교 사이에서 서성이는 그리스도인에게 ‘지도’를 손에 쥐여 주고자 기획되었다. 이 책의 최대 미덕은 페미니즘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어떻게 사상적/사회적 변화에 대응해왔는지, 지금 우리에게 어떤 통찰을 주는지에 관해 결코 쉽지 않은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담아냈다는 점이다. 페미니즘을 알고 싶다면 이 지도를 먼저 손에 쥐고 다음 경로를 탐색하라.

—오수경, 청어람ARMC 편집장

 

 

‘지평 확장’ 특별상
‘일반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교회

 

     












초대교회사 다시 읽기

최종원, 홍성사, 2018년 6월

 

교회가 그 근본으로
되돌아 갈 길을 묻다

예수님은 아람어로 말씀하셨다. 그런데 신약 성경에 담긴 예수님의 말씀은 헬라어로 기록되어 있다. 이 두 가지 사실은 기독교 신앙이 “번역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기독교 신앙이 “번역 가능”하다는 사실은 최종원 교수의 책의 부제처럼 교회의 중요한 본질이 “민족와 인종의 경계를 초월한 공동체”임을 웅변한다.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확인하는 이 말은 혈통적 문화적 “인종주의”를 극복해 현재의 세계 종교의 지위를 가질 수 있었던 기독교가 어느덧 새로운 “인종주의”—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종교적 인종주의”—에 묶여버린 작금의 상황 속에서 반드시 곱씹어 보아야만 할 교회 공동체의 본질이다. 신앙 운동으로 시작된 것들이 교조가 되고 이데올로기로 화석화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 교리의 교조적 확립이라기보다 가치를 추구하는 실천의 삶이라는 사실을 저자는 이 책 내내 강조한다. 삼위일체 교리의 수호자였던 아타나시우스가 보여 준 고난과 삶의 신학에 대한 설명은 독자의 가슴을 울린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이 정보의 암기가 아니라 역사 속에 벌어졌던 일들의 의미를 파악하는 큰 안목을 가지는 것이며, 그럴 때 역사가 시간과 문화의 차이를 넘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느끼게 된다. 차분하고 구수하게 이야기해 주는 초대 교회의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그 안에서 우리네 이야기의 메아리를 듣게 된다. 저자는 그렇게 역사 가운데 메아리치는 우리네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들려주며 우리의 가슴을 시원하게, 때론 시리게 만든다. “초대 교회로 돌아가자”라는 구호가 텅 빈 구호로만 그치지 않으려면 그 구호가 진정 담아야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좀 더 선명히 알게 될 것이다. 모든 장들이 새로운 역사적 안목으로 현재 한국 교회를 바라보는 번뜩이는 통찰들을 담고 있지만, 특히 국가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논쟁의 맥락 속에 제국 신학의 탄생을 고찰하는 후반부의 몇몇 장들은 어느새 국가주의에 매몰되어 가고 있는 한국 교회의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깊고 크다. 이것이 한국 교회가 최종원 교수의 초대 교회사 다시 읽기를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계속 읽어야 하는 이유다.

—전성민,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원장

 

 

출판사 추천 특별상

 

     












물총새에 불이 붙듯
유진 피터슨
복있는사람, 2018년 6월

 

‘한 길 가는 순례자’가 남긴 마지막 책

해 최고의 책이라고, 유진 피터슨의 최고의 책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겠다. 개인적으로 설교집을 그리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을 좋은 책으로 추천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성서의 진리와 삶의 일치를 추구하는, 명료한 논리와 탁월한 언어를 구사하는 설교의 전범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유진 피터슨이 누구인지를, 그가 그토록 갈망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책이기에 그렇다.

유진은 아름다운 문장으로 여러 권의 책을 쓴 작가였으며, 성경 원어를 오늘날의 언어로 번역하고 신학교에서 영성신학을 가르치는 신학자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한 교회에서 29년간 헌신했던 목사였다. 오늘날 우리를 좌절시키는 허다한 목사들이 아니라, 다윗과 예레미야와 요한과 같은 모습으로, 주저앉은 우리를 다시 일으키는 진짜 목사였다.

언젠가 나는 그에 대해 이렇게 썼었다. “유진 피터슨은 나의 삶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선생 중 하나다. 그는 시대의 아픔으로 가슴에 간직하되 시대의 야만과 용감하게 싸웠던 전사 다윗의 모습으로, 존재가 가진 필연적 한계와 시대의 절망을 눈물로 탄원하여 희망으로 바꾸었던 예레미야로, 천지를 진동하는 뇌성으로 임하던 그분의 신비를 목격하며 감동했던, 그것을 벅찬 기쁨으로 토해내던 사도 요한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때로는 기민한 감수성과 탁월한 언어를 가진 시인으로, ‘거북한’ 십대를 ‘거룩한’ 십대로 껴안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교사로, 절망하여 주저앉은 사역자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목회자로 다가온다.”

유진 피터슨이 지난 10월 세상을 떠났다. 이 책으로 위로를 삼는다. 그는 우리의 목사였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마지막 말 “Let’s Go”를 곱씹는다. ‘한 길 가는 순례자’였던 그를 따라, 우리도 이 책을 부여잡고, ‘그 길’을 지켜낼 수 있기를. 안녕, 유진.

—김진형, 알마 편집주간 CTK 20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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